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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기

[마음의 쉼터] 함지산이 불탔다 – 산불 예방과 복원의 길을 함께 걷다

by 여행자(hmdnc) 2025. 5.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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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넘게 대구 북구 서변동에 살다가 아이들 통학 문제로 시내권으로 이사하며, 내 삶의 한쪽엔 늘 함지산이 있었다. 앞산이 대구를 대표하는 산이라면, 북구 사람들에게 함지산은 그 못지않은 의미다. 도심 가까이에서 자연을 느낄 수 있는 공간, 분주한 일상 속 숨통을 틔워주는 고마운 존재였다. 특히 등산을 즐기는 나에게는 땀과 사색이 머무는 소중한 터전이었다.

 

그런 함지산에 4월 말, 큰 산불이 발생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뉴스 화면 속 타오르는 산자락은 믿고 싶지 않은 현실이었다. 소나무 숲과 산벚꽃이 어우러졌던 그 길들이 순식간에 검게 그을린 폐허로 변해버렸다. 등산길 곳곳에 새겨진 추억마저도 잿더미 속에 묻힌 듯해 허전하고 안타깝기 그지없다.

 

함지산
함지산 정상
망일봉

 

산불, 자연재해인가 인재인가

많은 사람들이 산불을 자연재해로만 생각하지만, 사실 대부분의 산불은 인위적인 원인에서 시작된다. 담배꽁초 하나, 부주의한 취사, 쓰레기 소각 등 아주 작은 부주의가 수십 년을 키워온 숲을 하루아침에 무너뜨린다. 기후 변화로 인해 건조한 날씨가 이어지는 것도 산불을 부추기는 요소이지만, 인간의 무관심이 결국 산불을 키우는 주범이 되는 경우가 많다.

산불 예방, 생활 속 실천에서 시작된다

산불 예방은 특별한 기술이 필요한 일이 아니다. 우리가 조금만 신경 쓰고 실천하면 충분히 막을 수 있다. 대표적인 예방법은 다음과 같다:

  • 입산 시 화기물 소지 금지: 라이터, 버너, 폭죽 등 인화성 물질은 절대 산에 들고 가지 말아야 한다.
  • 담배 절대 금지: 산에서는 금연이 기본이다. 특히 건조한 봄철엔 작은 불씨 하나도 치명적이다.
  • 쓰레기 소각 금지: 농촌 인근에서 흔히 이루어지는 쓰레기 또는 논두렁 소각은 강력히 금지돼야 한다.
  • 등산로 이탈 금지: 지정된 등산로 외 지역은 위험 요소가 많고, 화재 발생 시 대피도 어렵다.

무엇보다도, 주변에 이런 행동을 하는 사람이 있다면 한마디 말릴 수 있는 용기와 책임감도 필요하다.

또한 곳곳에 소나무 재선충 방재 작업을 위해 쌓아놓은 더미들과 화재시 산과 너무 가까워 취약한 주택가 등이 위험요소로 대두되고 있다.

함지산, 다시 푸르게 – 산림 복원의 길

불타버린 함지산이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가려면 수십 년의 시간이 필요하다. 그러나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면 그 시간은 더 길어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우리는 체계적이고 장기적인 복원 전략을 세워야 한다.

  1. 자연 복원 중심의 접근: 무작정 인공조림을 하기보다는, 자생종 위주의 자연 복원이 중요하다. 지역 생태계와 잘 맞는 식생을 중심으로 회복시켜야 한다.
  2. 산림 병해충 관리: 화재 이후 병해충이 급증할 수 있으므로, 초기 단계부터 정밀한 모니터링과 방제가 필요하다.
  3. 지역 주민과 함께하는 복원 활동: 북구 주민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시민 나무심기’, ‘산림 가꾸기’ 프로그램을 운영해 공동체 의식과 책임감을 높일 수 있다.
  4. 환경 교육 확대: 초중고 학생부터 성인까지 산불 예방과 환경 보존에 대한 교육이 정기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자연을 사랑하는 마음은 알면 알수록 커진다.

기억은 잿더미 속에서도 살아 숨쉰다

불에 타버린 함지산의 모습은 가슴 아프지만, 나는 여전히 그 산을 사랑한다. 그리고 언젠가는 다시 푸르러질 함지산의 모습을 믿는다. 잿더미 속에서도 새싹은 자라고, 그 속엔 우리가 가꿔온 추억도 함께 자란다. 이 고통스러운 경험이 더 나은 미래를 위한 계기가 되길 바란다.

우리 모두의 무관심이 만든 산불, 이제는 모두의 관심과 행동으로 회복시켜야 할 때다. 다시 푸른 함지산을 위해, 오늘 내가 할 수 있는 한 가지를 실천해보자.


 

https://www.yna.co.kr/view/AKR20250502143500053?input=1195m

 

[르포] 불꺼진 대구 함지산 다시 가보니…비온 뒤에도 메마른 나뭇잎들 | 연합뉴스

(대구=연합뉴스) 김현태 기자 = "비가 내렸지만, 경계를 늦출 수는 없습니다."

www.yna.co.kr

https://www.yeongnam.com/web/view.php?key=20250502022304492

 

[포토뉴스] 대구 도심 위협한 함지산 산불, 상흔을 남기고 사그라지다 | 영남일보 | 이현덕 기자 |

지난 4월 29일 대구 북구 함지산에서 발생한 산불은 강풍을 타고 급속히 확산됐다 불길은 조야동과 노곡동 일대를 넘어 도심 외곽 아파트 단지 인근까지 접근하며 시민들을 긴장시켰 수도권을

www.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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