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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스타 없어도 괜찮아” 루이스 엔리케 감독의 공격 축구가 한국 축구에 던지는 질문

여행자(hmdnc) 2025. 6. 3.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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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유럽 축구의 가장 큰 뉴스 중 하나는 파리 생제르맹 FC(PSG)의 4관왕 달성이었다. 챔피언스리그, 리그1, 프랑스컵, 슈퍼컵을 모두 제패한 이 업적은 그 어느 해보다 특별했다. 이유는 단순하다. 팀에 리오넬 메시, 네이마르, 킬리안 음바페 같은 ‘레전드급 스타’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PSG는 유럽과 프랑스를 지배했다. 그 중심에는 루이스 엔리케 감독이 있다.

■ 엔리케 감독의 전술 철학 – 공격적인 ‘움직이는 조직’

루이스 엔리케는 전통적인 점유율 축구와 직선적인 공격축구를 융합한 전략가다. 그는 단순히 볼을 소유하는 데에 그치지 않고, 상대 진영에서의 높은 압박과 빠른 패스, 조직적인 위치 교체를 통해 상대의 수비 라인을 붕괴시키는 데 집중한다.

PSG의 2024-25 시즌은 이 철학의 정수였다.

  • 상대 진영에서부터의 전방 압박으로 실수를 유도하고
  • 빠른 패스와 유기적인 움직임으로 수비수들을 흔들며
  • 선수들 간의 전략적 위치 변경으로 상대의 마크 체계를 무력화했다.

이는 그가 FC 바르셀로나(2014~2017)와 스페인 대표팀 감독 시절에도 보여준 방식이다. MSN 라인(메시-수아레스-네이마르)의 창조적 공격과 더불어, 중원과 풀백의 유기적 교차는 그가 단순히 '좋은 선수'에 의존하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핵심은 시스템이고, 선수는 그 안에서 역할을 수행한다.


■ 한국 축구, 시스템 없는 ‘의존형 축구’의 그림자

그렇다면,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한국 축구는 어떤가? 여전히 스타플레이어 의존, 예측 가능한 전술, 수동적인 경기 운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1. 전방 압박과 빠른 전환이 없는 느린 템포

한국 축구는 공수 전환 속도가 느리다. 공을 소유해도 측면 롱볼이나 수직 패스 없이 좌우로 돌리다 공격 기회를 놓치기 일쑤다. 반면 엔리케의 PSG는 공 탈취 후 3초 안에 슈팅을 시도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한국은 공을 빼앗은 후에도, 공격 전개보다 소극적 안전 패스를 선호한다. 이는 감독의 전술 기조와 선수들의 자유도 부족에서 기인한다.

2. 선수 간 유기적 포지션 전환의 부재

엔리케는 전술에 따라 선수들이 위치를 자유롭게 바꾸며, 상대 수비 라인을 계속해서 헷갈리게 만든다. 예를 들어, 윙어가 중앙으로 파고들고, 풀백이 그 자리를 침투하거나, 중앙 미드필더가 공격형 위치까지 올라가는 유기적 흐름이 자주 등장한다.

한국 대표팀은 아직도 포지션을 '고정된 영역'으로 인식한다. 훈련 과정에서도 자유로운 위치 전환이 부족하고, 창의적인 움직임은 오히려 ‘전술 이탈’로 간주된다.

3. 감독 리더십 – 소통인가 지시인가

엔리케는 ‘카리스마형 독재자’가 아니다. 그는 선수들과 전술을 끊임없이 공유하고,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전략을 조정하는 관리자형 지도자다. 이러한 리더십은 선수들의 자율성과 책임감을 동시에 끌어올린다.

→ 반면 한국 축구 지도자 다수는 지시 중심의 수직적 커뮤니케이션에 머물러 있으며, 선수들은 감독의 말을 ‘그대로 따르는 것’을 우선시한다. 위기 상황에서 창의적 대처가 부족한 이유다.


■ 유소년 시스템부터 ‘움직이는 축구’를 가르쳐야

엔리케식 축구의 본질은 움직임과 유기성이다. 선수 개인의 기술도 중요하지만, 서로의 움직임을 이해하고 함께 창조하는 전술적 시야가 더 중요하다. 이런 철학은 유소년 단계에서부터 체득돼야 한다.

그러나 한국은

  • 승패에 집착한 결과 위주의 유소년 지도,
  • 피지컬과 스피드 중심의 평가 기준,
  • ‘틀을 벗어난 플레이’를 억제하는 코칭 방식 등이 여전히 존재한다.

결과적으로 시스템이 선수를 키우는 것이 아니라, '개인의 노력으로 살아남은 스타'에 기댈 수밖에 없는 구조가 반복되고 있다.


■ 결론: 루이스 엔리케의 축구는 ‘이상’이 아니라 ‘현실’이다

스타가 없어도 조직력이 있으면 세계 최고가 될 수 있다. PSG의 4관왕은 이 명제를 증명한 사례다. 루이스 엔리케 감독은 선수들에게 자유를 주되 철저한 구조 안에서 움직이게 만들었고, 그 결과는 압도적이었다.

이제 한국 축구도 질문을 던져야 한다.
"우리는 언제까지 손흥민 같은 슈퍼스타의 재능에만 기대어 살아남을 것인가?"
"우리는 언제쯤 시스템으로 승리할 수 있을까?"

2001.01.~ 2002.03. 거스 히딩크 감독시절, 세계 반열에 우뚝솟은 대한민국 대표팀

2018.08.~ 2022.12. 파울 루 벤투감독시절, 최강축구는 아니 었으나 쉽게 지지않은 대한민국 대표팀

그 답은, 이제 더는 늦출 수 없는 구조 혁신과 철학의 변화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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